
뭔가 나, 기계식 키보드는 3년 정도 쓰는 듯? 누피 전에 썼던 기계식 키보드도 몇 년 쓰다가 키가 잘 안 먹었어서 바꿨는데 누피는 최근 자꾸 윈도우키가 고장나고 배터리가 맛이 가버려 사실상 무선으로 쓰지 못하고 있었다. 걍 유선 키보드처럼 쓰고 있다가 전에 봐두었던 조약돌 키보드를 검색해 봤다. 그런데 최근에 새 컬러가 나왔나보다. 파우더 핑크 컬러. 사실 키캡은 다 갈아끼우니까 컬러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왕 산다면 핑크가 좋으니 질러버렸다. 키보드 사는 김에 전에 봐두었던 빵 키캡도 함께 주문.
받자마자 타건음을 듣기 위해 키보드를 쳐봤다. 우와, 정말 놀랐다. 유투브에서 듣던 그 조약돌 소리가 진짜 난다. 도각도각. 아주 귓가에 굴러간다 굴러가. 실제로 내가 쳐보면 그런 소리가 안 나오지 않을까 반신반의하며 샀는데 이런 소리가 진짜로 가능하구나. 너무 듣기 좋은 소리가 나고 타건감도 꽤 편안하다. 타이핑할 때 너무 기분 좋을 거 같다.
실제 키보드는 사진보다 좀 더 진하다. 사진대로의 컬러였으면 한동안 굳이 키캡 안 바꾸고 썼을 것 같은데 아주 조금 아쉽다. 그래도 예쁘고 타건음이 반칙급으로 좋아서 전반적으로 대만족인데 단점을 몇 개 뽑아보자면. 첫째, 알고 샀지만 캡스락 키캡 밑에 전원 스위치가 있는 게 불편하다. 둘째, 알고 샀지만22 케이블 단자가 상단 측면에 있는게 불편하다. 왼쪽에 있었으면 더 편했을 것. 셋째, 누피도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더 무겁다. 체감상 무게가 거의 누피의 두 배 가량 되는 거 같다. 찾아보니 거의 2kg.
조약돌75 키보드를 쓰기 위해서 먼저 유선 케이블로 연결하고 spm공식페이지에서 json 파일을 다운로드 받고 그 밑에 링크로 걸린 via 홈페이지에서 키맵핑을 했다. via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Authorize device 클릭 후 키보드 선택후 연결버튼 클릭하고 그 다음에는 spm공식홈페이지에 설명된 대로 json 파일 업로드를 하면 된다.
나는 한자키를 굉장히 자주 쓰는데 보통 75 배열에는 한자키가 없으니까, 언제나 제일 먼저 한자키 맴핑을 해준다. 나는 HOME키를 한자키(right ctrl)로 바꾸고 END키를 print screen 키로 바꾸었다. 그냥 키 하나만 눌렀을 때 작동키를 바꾸려면 상단의 Layer0 선택해서 설정하면 되고 FN키와 함께 눌렀을 때 작동하는 걸 바꾸려면 Layer1을 선택하면 되는 듯.
키맵핑도 끝났고 케이블을 빼고 블루투스 연결을 하려고 하는데 안 된다. FN + TAB키로 F1키에 점등되도록 하긴 했는데 FN + F1 키를 길게 눌러도 PC에 조약돌 키보드 장치가 안 뜨더라. 왜 이러나 했는데 길게 누른다는게 꽤 길게 눌러야 하는듯. 한 5~6초 눌렀더니 그제서야 키보드 목록에 뜨더라. 내 길다는 감각과 SPM의 길다는 감각은 차이가 있었던 걸로.
모든 설정은 끝났으니 귀여운 키캡으로 바꿔야지. 전원을 끄고 키캡을 바꿨다. 근데 키캡 빼는데 스위치까지 자꾸 딸려서 빠져서 좀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리고 스페이스 키는 어찌나 안 빠지는지 자칫하면 부술뻔 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부수진 않았지만 다음에 교체하다가 부숴버리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이제 스페이스 키는 다시는 못 빼는 건가?

짜잔. 어쨌든 열심히 키캡을 다 바꿨다. 전에 쓰던 고양이 키캡도 너무 예뻤지만 오래 썼으니까 이제 새로운 걸 쓰고 싶다. 넘 귀여운 빵 키캡. 키캡이 보통 키캡과 달리 동글동글하고 키 사이사이가 좀 더 벌어져있지만 오타를 유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전 키보드부터 썼던 포인트 키캡들은 포기 못했다. 무슨 조합인가 싶지만 난 맘에 들어. 고양이든 흰오목눈이든 빵이든 귀엽잖아.